지난 금요일 아들의 어린이집에서 김장을 한다고 어두운 옷에 앞치마와 팔토시를 보내달라고 했다. 표현 언어와 발음문제로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아들이 앞치마와 팔토시 어두운 옷을 입고 오라고 했다며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마침 우리 집 김장, 바로 전날이었는데 어린이집에서 미리 해봐서인지 김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었다.
사실 우리는 따로 김장을 하지 않고 시어머니께서 김장하시고 김치를 챙겨주시는데 한동안 시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지난 주말 우리 집에서 김장을 하게 되었다. 김장 전날 밤부터 준비를 했는데 너무 졸려 다 마무리하지 못했다. 나는 애들을 보다가 재워두고 마늘 다듬는 것만 좀 도와드리고 잠자리에 들었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이 둘을 데리고 시어머니께서 김장 준비를 하고 계셨다. 채칼이 잘 안됐는지 뭉쳐지는 무를 아들이 열심히 뜯어주고 있고 딸은 열심히 구경 중이었다.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안 찍을 수 없었다.
작아져서 꽉 맞는 수영복으로 갈아입히고 앞치마를 해줬다. 장갑도 너무 커서 끝을 묶어 뒤집으니 딱 맞았다. 너무 신난 우리 아들과 딸이다.
신랑이 장갑 부는 걸 보여주자 아들이 따라 한다고 열심히 하는데 전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열심히 부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아빠에게 배추를 배급받고 있는 아들이다. 절인 배추 20kg짜리 4박스를 했는데 아들까지 넷이서 하니 나름 금방 한 것 같다. 다만 아들이 지나간 자리는 김치 폭탄 맞은 듯 멀쩡한 곳이 없어 치우는데 조금 힘들었다.
어찌나 열심히 김장을 하던지.
근데 왜 겉에만 묻히는 거야? 결국은 엄마가 하나하나 다 다시 했잖아.
사실 나도 거의 첫 김장이나 다름없었어서 서툴렀지만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다리가 따갑다며 일어선 아들 뒷바라지와 찡얼거리는 딸을 돌보느라 시어머니와 신랑 둘이서 많이 고생했다. 김치 속이 남아 갓김치와 열무김치도 담그고 아들이 먹을 백김치도 만들었다.
김장을 마치고 늦은 점심으로 미리 사둔 사태살 수육을 했는데 밥솥에 쪄서 너무 부드럽게 됐다.
김장은 결국 먹부림으로 끝났다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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